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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교황 - 파블로 라라인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영화 리뷰 재탕입니다



"연민"이 아니고 "가엽게 느끼는 마음"이다. "우정"은 "아주 돈독한 사이"로 풀어 쓸 수 있다. 어렵고 멋져보이는 말들은 아주 많지만, 사실 별 뽄새없어 보이는 표현들이 더 와닿는다. "교황"이라는 단어도 풀어쓰면 이런 느낌이지 싶다. 고고하고 장엄한 숙명이 아니고 풀밭을 스치다가 얻은 생채기 같은 우연.



"두 교황"은 여러모로 파블로 라라인의 2012년작 "No"를 닮았다. 역사적 배경은 둔중한데 편집은 빠르고 경쾌하다. 그러면서 역사를 바꾸는 아주 하찮고 작은 순간들이 주제다. "No"에서는 어떤 광고 카피라이터가 호기심 반 반항심 반으로 피노체트 정권의 독재반대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두 교황"의 주인공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프란체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주인공이라 한껏 움츠렸는데 왠걸 주말마다 만나는 술친구들 만큼이나 우리와 멀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축구와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고 떠나간 사랑에 괴로워 하기도 하며, 살얼음같은 역사의 꼭지에서 누구나 안타까워할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건 솔방울을 수류탄으로 만드는 위대한 기적이 아니다. 거듭되는 사고와 우연속에서도 남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항상 한결 같았기에 교황이 된 거다 그말이다.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그게 제일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