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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1

영화 도쿄소나타(2008)를 보았다


2015년 2월에 쓴 글입니다

영화 도쿄 소나타 스틸컷 - offscreen영화 도쿄 소나타 스틸컷 - offscreen

노래를 틀어놨다. 한 곡만 반복으로 해뒀다.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였다. 시선은 곰팡이가 핀 벽지에 못박았다. 해가 질때까지 그렇게 앉아만 있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랬다. 나같이 엉성하고 무뚝뚝한 사람도 견디기 힘들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집에 없던 그 날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한다. 어린 아이에게 가정의 붕괴란 무자비한 감정의 쓰나미다.

도쿄 소나타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는 정리해고를 당하고, 큰형은 일자리를 갖지 못해 방황한다. 영문을 모르는 아이에게 가족들의 행동은 낯설기만하다. 아버지는 갑자기 주먹을 휘두르고,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경제공황이라는 포탄이 날아들고 파편만 남은 가정의 모습을 안단테의 빠르기로 그려냈다. 참 수많은 사람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일이다. 볼 때마다 가슴이 저밋하지만 말이다. 위로라도 하듯 영화의 끝에 드뷔시의 소곡 하나가 나온다. 짐노페디와 비슷한 빠르기와 높낮이로. 슬픔은 새살돋는 마데카솔 대신 그렇게 천천하고 긴 시간만이 답이다. 그저 상처가 아물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