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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2015)을 보았다


2015년 10월에 쓴 글입니다

영화 마션 스틸컷: IMDB

나 혼자 밥을 먹고. 이렇게 나 울고 불고. 벌판에 소리쳐봐도 돌아오는 소리 하나 없고. 마션의 주인공은 처음과 끝의 몇 분을 제외하고 계속 외롭다. 드넓은 화성에 홀로 버려졌기 때문이다. 비상식으로 꾸역꾸역 버텨내면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 꿋꿋이 견뎌본다. 대원들이 버리고 간 낡은 레코드를 들어보고, 비디오 카메라앞에 앉아 혼자말도 해본다. 영화의 원작이 된 소설은 "자연 대 인간"이라는 구도에서 서스펜스를 느끼도록 집필되었다. 1인칭 독백에서 드러나는 고독감이 아주 걸작이다.

반면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전적으로 영상에만 의지해야되는 영화는 방점을 자연의 모습에 두었다.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제작팀은 실제 화성탐사선의 사진을 가지고 같은 각도에서는 사진과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의 정확도를 가진 3d모델을 만들어 촬영했다고 언급했다. 아이맥스로 보면 화면은 더욱 광막하다. 주인공이 로버를 몰고 화성을 홀로 드라이브하는 모습이 조감도로 묘사될 때, 평원은 먹먹해질만큼 아득하다. 언젠가 구글지도에서 봤던 베두인족이 사막을 건너는 모습과 똑같다.

그러고보면 지구 위의 고독이란 건 참 신기하다. 사람에 둘러쌓여있고 얼마든 사람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음에도 존재한다. 무인도나 숲을 고집하는 아웃도어족도 있고, 그저 혼자가 좋아서 외딴 섬의 등대지기를 자처하는 사람도 있다. 베두인족처럼 외로움을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여기는 부족단위의 삶도 있고 말이다. 서바이벌리스트도 유목민족도 아닌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행성급의 외로움을 견뎌내고 그걸 또 즐기기까지하는 이 사람들이야말로 어쩌면 화성인이란 표현이 더 어울리는게 아닌가 싶다. 맷 데이먼은 그 먼 화성에서도 지구의 흔적들을 그리워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와이파이가 없는 삶이라니.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