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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7T19:54:28.769Z

    영화 라라랜드(2016)를 보았다


    2017년 1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 라라랜드 포스터 - 넷플릭스영화 라라랜드 포스터 - 넷플릭스

    멜로디를 흥얼거리면 다른 세계다. 슬플 때 좋아하는 노래를 목록에 넣고 재생을 누른다. 음악이 펼쳐지면 나는 어딘지 모를 푸른 초원을 걷고 있다. 거기가 바로 라라랜드가 아닐까 한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지만, 모두의 마음 속에 하나 쯤은 있는 장소. 라라랜드라는 제목도 그래서 이해가 간다. 영화의 주인공도 재즈를 연주하며 고난을 견뎌낸다. 그녀를 생각할 때나 예술의 길에서 좌절할 때 어김없이 피아노 앞에 앉는다. 음악인이 주인공에, 노래를 연주하고 춤추며 감정을 추스리는 영화다.

    감독 대미언 치젤에게 음악은 전능하고 강력하다. 실제 고등학교때 드럼을 배웠던 음악인 출신으로 데뷰작이었던 위플래시도 음악을 주제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음악의 파괴력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된 대미언의 에세이는, 음악의 치유력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배경부터가 집값이 미국에서 최고라는 LA다. 주인공은 좋아하는 음악 때문에 가난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음악 덕분에 상처투성이인 삶을 견뎌낸다. 건반을 두드리면 메인 OST의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이어서 주변의 시간이 멈추거나 서사의 순서가 바뀐다. 영화는 음악의 효과를 다소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시간이 마데카솔 같은 거라면, 음악은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해주는 대일밴드라는 것이다.

    공감한다. 아프니까 청춘이었던 20대도 지나가고 나는 올해부터 아프다고 울면 쳐맞는 나이가 됐다. 사랑이고 일이고 돈이고 잘 풀린 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서른이 되기 직전에도 벽에다 머리를 박으면서 서럽게 울고 싶었던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아무에게도 들려주지 않은 나만의 노래를 재생 목록에 넣고 이어폰을 꼽는다. 그리고 제자리에서 마음 속의 초원을 사뿐히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