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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1

영화 겨울왕국 2(2019)를 보았다


2019년 12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영화 겨울왕국2 포스터 - 디즈니영화 겨울왕국2 포스터 - 디즈니

자주가는 어느 목욕탕 시계는 항상 5분 느리다. 1년을 다녔어도 그대로다. 그렇게 보면 인생을 사는 속도도 제각각이다. 나는 따지자면 느리게 사는 편이다. 취업도 제법 늦게 했고 카톡 답문도 매번 늦는다. 그래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 항상 배로 힘들다. 겨울왕국이 5년 전(2015)이라는게 더 믿기 힘든 건 어쩌면 그 때문이다.

게다가 후속편이 세월의 흐름을 제대로 보여준다. 엘사는 어엿한 여왕이 되어 국무를 책임진다. 듣자하니 부모님에게 숨겨진 과거도 있다고 한다. 헐, 내가 아는 겨울왕국이 이런 모습이었나? 지나간 시간만큼 조금 눈높이가 높아졌다. 나라를 지키는 책임과 역사에 대해 논하는 걸 보면 확실히 아동용은 아니다. 정략결혼을 통한 정치적인 결합과 국가의 질서 따위 알 바 아니고 청춘과 사랑이 짱짱이라던 그 겨울왕국이었는데 말이다. 굳이 따지면 청소년용에 가까워졌다. 가사의 어휘도 약간 높아졌다. 전작처럼 '두유워너 빌드 어 스노우맨'을 싱얼롱 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이유다.

나같이 느려빠지고 유치한 어른이 보기에는 애매하게 웃자란듯 해서 좀 아쉽다. 프린세스 브라이드처럼 아예 그냥 대놓고 유치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는 나같은 어른들이 나말고도 제법 있는 모양이다. 노래도 좋고 캐릭터도 여전히 귀여운데 1편 만큼은 못하다는게 아마 그런 뜻이 아닐까? 현실에서는 회사정치나 카드혜택과 싸움하더라도, 꿈속에서는 마법으로 악당을 무찌르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볼멘소리를 해보지만 아직까지 겨울왕국처럼 맘놓고 어려질 수 있는 기회도 드물다. 귀여운 컴퓨터 그래픽에 너도나도 아는 이름이니 대충 핑계대고 보기 좋다. 그렇게 목욕탕 시계처럼 시간이 조금 더 느리게 흘러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