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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았다


2013년 12월에 쓴 글입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 스틸컷 - 넷플릭스
영화 어바웃 타임 스틸컷 - 넷플릭스

말로 다할수 없다. 누렇게 뜬 사진과 귀퉁이가 닳은 편지를 상자에 넣어 뚜껑을 덮을때면 뭔가 복잡한 기분이 든다. 예전의 나를 작은 서랍 안에 넣어둔채로 잊어버릴 수 있다니. 눈물이 먼저 나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바웃 타임은 노환과 후회를 환한 미소로 받아들이는 영화다.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은 어수룩한 시간여행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추억의 가치를 논한다. 시간이라는 중대한 주제에 관한 영화답지 않게 밝고 환하다. 굿바이, 레닌처럼 억세고 거칠지도 않고,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처럼 시간을 주제로 지리한 미학특강을 펼치지도 않는다. 리처드 커티스는 흘러간 시간의 가치를 우리에게 익숙한 화법으로 이야기한다. 셔츠의 앞섶을 활짝 펼치고 문앞에 선 노팅힐의 휴 그랜트처럼 말이다. 꽤 즐겁고 아늑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