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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애의 온도(2013)를 보았다


2013년 3월에 쓴 글입니다

영화 연애의 온도 스틸컷 - 씨네21
영화 연애의 온도 스틸컷 - 씨네21

꼭 필요하진 않지만 돌아서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홍대 거리에서 사지 못하고 지나친 베이지색 블루종, 쓰지못하고 서랍속에 묵혀둔 셀렉트샵 할인쿠폰, 그리고 어쩌면 내가 조금 더 잘해줄 수도 있었던 사람들. 연애의 온도의 주제는 연인 사이의 미련이다. "난 아무렇지 않아요"하던 여자는 침대에 기대어 울고, "차라리 잘 된거 아니냐"는 남자는 술에 취해 누군가를 찾는다.

영화는 오랜 연애로 지친 커플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하며 진행된다. 가상의 연출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부분이 연애의 전개와 흥미롭게 어우러진다. 인물들은 이어지는 화면에서 거짓말을 들키기도 하고, 관객에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얌전한 신입사원이 본색을 드러내는 장면은 웃음이 빵터진다.

실패한 연애담 인터뷰에 소소한 유머를 곁들였다. 여러모로 우디앨런의 코미디 애니 홀을 생각나게 한다. 대머리 못난이 우디 앨런이건 꽃미남 이민기건 드러날 것을 뻔히 우기는 표정은 모두 재미지지만 말이다. 당당하지 못한 관계에 대한 정당한 비꼼인데도 괜히 찔리는 건 속이 넓지 못해선가. 사랑한다고 말못한 당신,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요.